"우주를 잠시 빌려와 중력에서 벗어나자. 적어도 생각만큼은."
문화예술 웹진 '아는사람'이 오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이동구 회화작가의 온라인전 '거꾸로 그네놀이'를 선보인다. 이동구 작가는 최근 정문규 미술관과 에코락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이색에서 개인전 '매일 보던 별이 내 앞에 앉았어', 'Room', '놀이터'를 진행했으며, k옥션 경매에서 작품이 모두 낙찰되는 등 젊은 신예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웹진 아는사람에서 진행되는 '거꾸로 그네놀이' 온라인전은 '적어도 생각만큼은 중력에서 벗어나자'는 의미와 함께 뒤집어보고 깨트리고 맞지 않게 여러 요소를 그리고 붙이며 기존의 '온전함'을 의도적으로 궤도 바깥으로 벗어나게 하는 일종의 반항을 드러낸다.
'젊지만 낡은 머리를 뒤집고 헹구고 나면 남들의 돌부리를 볼 수 있을 거야. 땅을 돌리고 하늘을 발밑에 두고 세상에 맞춰져 있던 초점을 내게로 돌려보자'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들은 자유분방한 기법과 특유의 개성 강한 색채로 '못 이루면 아쉬울 꿈을 꾸는 우리들'에게 사뭇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소리(큐레이터)
"친애하는 꿈에게
너를 처음 본 순간처럼 예쁘다고 말해줄게
열정이 상식을 뛰어넘을 때 생겨난 네가
슬퍼하지 않게 사랑할게
꿈값이 터무니없다는 손가락질을 양분삼아
너를 키워나갈거야"
Dear my dream_2021_Acrylic on canvas_80cm100cm
Q. 안녕하세요. 첫 미팅 후 오랜만이네요.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근황을 여쭐 수 있을까요?
저는 마지막 대학 학기를 마무리하면서 서울 쪽으로 작업실 이동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지금은 학교 때문에 작업실이 천안에 있거든요. 서울로 작업실 이동을 마친 뒤 그곳에서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어요.
그리고 올해를 마무리하는 것보다는 내년을 준비하는 일에 신경을 쓰는데요. 내년까지 큰 스케줄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 작가로서 그림을 그리고 어떤 전시에 어떤 그림을 올릴 것인지 등의 전시 색깔을 정하고 기획하는 정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수적으로는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분들을 만나 뵙고 있는 것 같아요. 대체로 관계자분들이 많고요. 내년 스케줄까지 확정이 있다 보니까 내후년의 스케줄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또, 요즘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데요. 젊은 작가들 대여섯 명이 모여 갤러리에서 한 달 정도로 릴레이 라이브 페인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당 최소 200호정도 되는 사이즈를 시작으로 최대는 천장에서 바닥까지 7M정도되는 그림도 작업해볼까 해요.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그림들이 그려지는 게 꽤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날 것의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수십 번 수정하고 고민했다.
표현력의 한계라도 느끼는 순간 끝내주는 최악을 느꼈다.
그래서 머리는 반쯤 닫고
손 가는 대로 그리는 어린이가 필요했다."
RAW no.8_2019_Acrylic on canvas_80cm100cm
RAW no.13_2019_Acrylic on canvas_50cm60cm
Q. 작가님은 현재 ‘젊은 작가’로 주목받고 계시는데요. 작가님의 입장에서 젊은 작가란 어떻게 인식되고 있나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활동 기간이나 활동 세대가 비슷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입지가 비슷한 사람들로 볼 수 있기도 하고요. 또 젊은 작가에게 사회가 바라는 일종의 시선같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기발하고 신선한 표현법, 발상 같은 거요.
Q. 평소 다른 작가분들과 교류는 어떻게 하는 편인가요?
소속된 아트팀이 있습니다.팀명은 악벽이며 쟝봉, 육준서, 그리고 저까지 세 명을 이루고 있는데요. 팀에 소속해있다 보니 주기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더라고요. 최근엔 연말이라 다들 바쁘고, 자신의 전시 일정으로 타인의 전시를 잘 보러 가지는 못하고 있으나,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축하를 전하고 있습니다. 팀원이 아닌 다른 작가님들과도 자주 연락은 하나 만나뵙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먼저 좀 찾아뵈어야하는데 상황이 쉽지않네요
RAW no.20_2019_Acrylic on canvas_60cm87cm_70만원
RAW no.28_2019_Acrylic on canvas_55cm80cm
RAW no.32_2019_Acrylic on canvas_80cm85cm
RAW no.56_2021_Acrylic on canvas_24.2cmx33.4cm
Q. 작가님은 올해 꽤 많은 개인전을 열며 활동을 하셨는데요. 오프라인 전시회장이 아닌, 온라인 공간에서 전시를 해본 경험이 있나요?
사실 저는 온라인 전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전시라고 하면 공간 기획/설치/철수/유지에 들어가는 노동력이 있는데 온라인에는 그런 노동력이 들어가지 않거든요. 이게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단점으로 아쉽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오프라인 전시는 아티스트가 상주하며 직접 관객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온라인 전시는 작가가 직접 상주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게 아쉬웠어요. 자신의 전시 안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에 반감이 들기도 했고요. 이러한 이유로 이전까지는 온라인전시를 안했었죠.
Q. 그런데 이번 웹진 < 아는사람 >과는 온라인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마음이 바뀐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아까 말했듯 전시에 공을 들이고 여러 사람의 품이 들어가며 완성되는 것을 좋아하는데, 웹진 < 아는사람 >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전시를 기획함에 있어서도 꽤 많은 노동력을 할애하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노동력만이 이유는 아니고요. (웃음) 웹진 < 아는사람 >에서 온라인 전시를 위해 세우는 기획이나 아티스트와의 미팅/컨택 등이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여지는 게 좋았습니다. 특색에 맞춰 여러 가지를 준비함에 있어, 계획적이고 철두철미한 부분에 끌려 수락하게 된 것 같아요. 무척 기대됩니다.
RAW no.62_2021_Acrylic on canvas_80.3cm100cm
"밤커튼을 내리기 직전 개가 허세를 부리고
늑대가 이빨을 숨길 때
열병 앓는 귀신이 사람 행세를 하는구나
이유있는 호의가 이유를 감추고
친절함 뒤에 그림자를 흑장미로 속이며 다가온다
너무 어렸던 나에게 너무 어려웠던 그때"
개와 늑대의 시간 _2021_Acrylic on canvas_17.9cmx25.8cm
"나를 만든 건 나만이 아니야
지금까지 나를 담았던 수많은 눈들이
그들의 혀로 모르는 사이 나를 퍼트렸어
그들이 나 몰래 뿌린 씨앗은
나의 눈밖에서 숲을 이뤘고
어느새 나는 그 숲의 배꼽에 갇혀버렸어
나를 만든 건 나만이 아니야
내 행복을 만든 것도 나만이 아니야"
만든이들_2021_Acrylic on canvas_130.3cmx97cm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말을 삼켰을까
다시 게워내지도 못할 말들을 얼마나 많이 삼켰을까
들키고 싶은 일기장 속 그 말들은 언제쯤 너의 귀에 담길까"
묵음_2021_Acrylic on canvas_130.3cmx97cm
Q. 요즘은 온라인 콘텐츠가 매우 활발하게 생산/소비되고 있는데요. 작가님이 주로 소비하는 콘텐츠가 있을까요? 또, 이러한 온라인 매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단 유튜브를 많이 봅니다. 뭘 많이 보시느냐고 물으면… 가슴 운동법? (웃음) 그리고 멜론에 없는 미공개 데모 테이프를 많이 듣는 편입니다.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요즘엔 ‘숏’, 짧은 길이의 영상이나 콘텐츠가 매우 유행하는 것 같아요. 릴스가 유행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그것들의 공통점은 극단적인 압축 같아요. 세줄 요약으로 할 수 있고, 과정이나 의의가 아닌 결론이 중시되는 문화인 거죠.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작가로서는 관객들이 작품에 꽤 오래 머물러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반응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 없이요. 하지만 이런 제 바람과는 상반된 방향성의 콘텐츠들이 나오고 있어 아쉽기도 합니다.
"내가 쌓은 탑이 불안의 이유인지는 몰랐거든
깨닫고 나니 주저하게 돼. 알아채고 나니 겁먹게 돼"
불안의 이유_2021_Acrylic on canvas_130.3cmx97cm
Q. 유튜브 채널이 있으신 것으로 알아요. 그 채널의 방향성이나 목표가 있을까요?
아, 네. ‘동구리뷰’라는 유튜브를 합니다. 최근엔 시간적인 문제로 촬영과 편집할 시간이 없어 업로드를 못 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의 유튜브 콘텐츠가 다른 작가를 인터뷰하는 영상이었다면, 앞으로는 나 자신에 대한 것을 올리고자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전시 리뷰 영상보다는 작가 이동구를 구축하는 거죠.
그리고 제 영상을 편집해주던 15년 지기 친구가 그것을 포트폴리오로 사용해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는데요. 아주 축하할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쉽다는 게… (웃음) 네. 아무튼 좋은 콘텐츠 많이 꾸려나가도록 하겠습니다.
Q. 작가 이동구와 일반인 이동구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일단 일반인 이동구는 순한 맛, 작가 이동구는 매운 맛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는데요. 순한 이동구는 수동적인 편이에요. 인간은 평생 편안히 눕기 위해 진화한 것이고 죽을 때도 누워서 가는… (장난스러운 웃음) 그래서 저는 늘 누워 있고요. 동네북이나 푼수데기인 편입니다. 뭘 먹어도 크게 상관하지 않아 미식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반면 매운 이동구는 예민한 것 같아요. 그리고 진지한 태도를 갖고 있고요.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하기 때문에 비판을 넘어선 비난이나 무례함, 선을 넘는 것을 무척이나 경계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무게가 달라지는 거죠. 저는 절대로 건들면 안 되는 게 직업과 연인이라고 생각하는데,물론 가족은 당연하고요 그걸 가끔 건드리는 분들이 계셔요. 그럴 때 특히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머릿속 꿈소리가 커졌어
내 목소리조차 묻힐만큼 커졌어
이전에 달아놓았던 꿈의 다른 이름들과
머리 위 성취의 종소리
신기루처럼 빛나는 안락의 별
미리 두 볼에 머금은 성공신화까지
계속 앞으로 갈 넘치는 이유들에
머리를 말아올리고 다시 뛸 준비를 하자
다시 불꽃이다"
꿈소리_2021_Acrylic on canvas_130.3cmx97cm_240만원
"한때 꿈이 전부였던 짐승은 남의 꿈을 먹기 시작했다"
꿈을 먹는 짐승 _2021_Acrylic on canvas_97cmx130.3cm
Q. 작업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나요?
네. 저는 음악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가사가 없는 피아노곡이나 레퀴엠, 혹은 가사를 못 알아듣는 노래를 많이 들어요. 백색 소음을 들을 때도 있고요. 그림을 그릴 때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부분은 사실 ‘감정의 현상 유지’거든요. 처음엔 기쁘게 작업을 시작했다가, 작업이 끝난 후 슬픈 기분으로 사인을 하면 이도 저도 아닌 그림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실제로 관객분들이 알아보는 경우도 있었어요. 어? 이 작품은 기쁜 것 같은데 어쩐지 슬픈 감정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하고요. 보다 수월하게 제 감정을 유지시키는 것이 바로 음악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시간대에 따라 다르기도 해요. 제가 시간에 갇히는 건지, 실제로 영향을 받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아침에서 낮으로 넘어갈 땐 그림이 잘 안 그려지더라고요. 그리긴 해도 제대로 잘 안되는 기분? 그 외의 시간, 그리고 가장 수월한 시간은 노을 질 때부터 새벽 두세 시 정도인 것 같습니다. 편안하고 집중이 잘 돼요.
Q. 작가님은 다작을 정말 많이 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어쩌면 다작을 할수록 자가 복제에 대한 걱정이나 고민이 따랐으리라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맞습니다. 사실 그게 가장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기도 해요. 작가 복제와 스타일을 혼동할 수 있는데, 그 구분점을 짓지 못하게 되면 안 좋은 경향이 생기는 거죠. 스타일은 말 그대로 어떤 사람의 풍이 느껴지는 거지, 작품끼리 똑같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둘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자기가 생각한 것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닻을 내리면 안 된달까요.
물론 닻을 내리면 덜 출렁이고 안정적이며 편안해지긴 하겠지만, 그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조율하며 방향키를 직접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계산되지 않은 영역에서 무언가를 뽑아내는 것이 예술가의 경향이자 소양이므로 마르는 우물을 채워 넣는 일이 계속해서 수반되어야 한다고 느끼는 거죠. 지금까지 나온 것들이 제 경험을 기반으로 한 생각들이었다면, 앞으로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더 많이 경험하고 생각하며 채워 넣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중력에서 벗어나자
적어도 생각만큼은
땅을 돌리고 하늘을 발 밑에 두고
세상에 맞춰져있던 초점을 내게로 돌려보자
젊지만 낡은 머리를 뒤집어 행구고 나면
남들의 돌부리를 볼 수 있을 거야"
거꾸로 그네놀이_2021_Acrylic on canvas_162.2cmx130.3cm
Q. 이번 전시는 < 거꾸로 그네놀이 >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데요. 중력에서 벗어나 생각만큼은 일탈을 하자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그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그림을 그리는 가장 원초적인 소스 중 하나가 사물을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에 있어요. 의견을 관철해가거나 철학적인 내용을 갖는 게 아닌, 얘가 이렇게 생기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과 재미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거죠. 그런 것들이 가끔 제 생각보다 시야각을 넓혀줄 때가 있는데, 다른 시각에서의 출발은 내 식견을 넓혀줄 때가 많아 선호하고, 또 좋아하는 편입니다.
사실 이런 시각은 일반인들과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보조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관객이 해석하는 재미도 있고, 오히려 관객의 감상을 작가가 역으로 느끼는 경우가 있죠. 그런 것들이 또 다른 창작 소스가 될 수 있고요. 그래서 벗어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우주를 빌려와서 생각만큼은 중력을 거스르자. 우리 멋대로 생각하자, 이런 거죠.
"그래도 너무 힘들어하진 말자.
볕을 적당히 쬔 고민은 나름 쌉싸름한 자몽같을테니."
나 다듬기_2020_Acrylic on canvas_80cm100cm
"네가 가진 블록의 용도는 무엇일까
사용설명서는 없어
다만 생각보다 양이 적을 거야
또 구하기는 쉽지 않을 거야
다시 되돌리기 어려울 거야"
블럭의 용도_2021_Acrylic on canvas_97cmx130.3cm
"저기 저 천둥벌거숭이 같은 파랑의 목을 가져와라
매일 검은 2시에 물때 낀 걸음걸이로 다가와
나를 괴롭히는 저 녀석의 목을 내 앞에 대령해라
그들의 힘인 무기력을 무기력하게 만들자
세모난 햇빛이 뜨는 아침 우리는 잔잔해질 것이다"
파랑의 목_2021_Acrylic on canvas_100cm80.3cm
"신이시여 내 앞에 이것이 진정 기회라면
청바지 입은 고양이를 보여주세요
청바지 입은 고양이가 있을 리 없잖아"
청바지입은 고양이_2021_Acrylic on canvas_100cm80.3cm
Q. 웹진 < 아는사람 >의 12월 SEE:시에 참여를 하셨습니다. 이런 협업이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아트웍을 하실 때 어떠셨나요?
사실 저는 풍선이라는 주제를 생각하지 않고 전시 기획서를 보냈잖아요. 그게 < 거꾸로 그네놀이 >전에 대한 기획안이었고요. 그런데 웹진 아는사람이 그네가 아닌 ‘풍선’으로 공모를 받는 것을 보고, 저는 ‘아, 저게 이번 기획의 알맹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온 (그래서 좋았던) 시를 읽으면서 너무 재미있었고요.
제가 무게 있고 묵직한 그림을 그린 지 오래되었는데, 이번 공모에 선정된 글들이 밝은 분위기의 글들은 아니어서 오랜만에 그릴 수 있는 당위성을 얻은 것 같습니다. 가끔씩 그런 묵직하고 조금은 우울한 푸른 빛의 그림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이번 공모 작품을 보았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는 청색 구름이었어요. 그리고 이 세 작품에 들어갈 아트웍을 세 개로 배치해놓고 그라데이션으로 마무리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그 순서대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하나의 의미가 되지 않을까요?
델리케이트-재미래_2021_Acrylic on canvas_40.9cm53cm_40만원
사탕과 젤리와 풍선_2021_Acrylic on canvas_40.9cm53cm_40만원
밤의 풍선_2021_Acrylic on canvas_40.9cm53cm_40만원
Q. 웹진 < 아는사람 >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한다면?
음, 우선은 “내가 전시하는 곳이야.”라고 소개하겠죠? (웃음) 웹진 < 아는사람 >은 문학작품계의 사운드클라우드 같아요. 남들이 잘 모르지만, 숨겨져 있는 보석이 굉장히 많아서 좋은 작가를 만나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발굴의 희열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요.
2021년 코로나19 예술지원 < ART MUST GO ON > 선정작
주최주관 : 한소리(아는사람)
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